이기적 유전자 - 리처드 도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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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다윈주의의 중심 논쟁거리는 실제로 선택되는 단위가 무엇이냐는 것이다. 이 논의의 답은 유전자로, 자연선택은 유전자의 수준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러한 단위의 설정은 단위를 다르게 가정했을 경우에 나타나는 오류를 없애준다. 예를 들어 자연선택의 단위를 개체라고 했을 경우, 자식에게 헌신하는 부모와 같은 경우를 설명하기 어렵다. 단위를 종으로 잡는다면, 병약한 나머지 죽음으로써 '종'의 이익을 증대시킬 수 있는 개체가 끝까지 살아남으려 하는 경우를 설명하기 어렵다. 하지만 단위를 유전자로 설정하면 설명이 가능하다. 이와 같은 관점으로 보면 이타적 행위는 유전자의 이기성에 바탕을 둔다.

감상
  우리는 초등학생 시절 '자연선택'을 처음 들은 후로 어른이 되어서까지 그 단어를 셀 수 없을 만큼 많이 듣고 읽는다. 하지만 나는 한번도 자연선택이라는 이론에 대해 묻지도 따지려 들지도 않았다. 분명 하나의 설일 뿐인데도 나는 그것을 거의 수학공식과 같은 법칙으로 여겼던 것이다. 리처드도킨스는 내가 단 몇줄의 설명에 대해 의문조차 가지지 않았던 이 유력한 가설을 405페이지에 걸쳐 수정·보완하고 있다. 게다가 그 논리정연함이란! 앞뒤 아구가 들어맞게, 자신이 했던 말을 스스로 거스르지 않고 27만자를 쓰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 감탄스럽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나는 이 책을 읽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내용을 충분히 이해 했다고 생각했는데 몇 장 넘기고 나면 내가 이해를 제대로 한 것이 맞는지 의심이 가는 것이다. 그래서 계속해서 앞장을 들춰보며 내용을 곱씹었다. 이렇게 노력을 했음에도 내 머릿속에 남은 것은 책의 분량에 비해 턱없이 적은 느낌이다. 몇번이고 읽어보면서 내용을 되새김질하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기억에 남는 구절
  노화와 수명연장법에 관련된 내용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노화를 유전자 선택에 의한 진화로 설명한 글인데, 메더워경이 주장한 것으로 내용이 재미있다. 그에 따르면 생식할 수 있는 시기 이전에 개체에게 치명적일 수 있는 유전자는 유전자 선택에 의해 배척된다. 반면 후기에 작용하는 치사·반치사 유전자는 비교적 유전자 선택에서 자유롭다. 인류는 진화를 거치면서 이러한 후기성 치사·반치사 유전자를 축적했는데 노화는 바로 이런 후기성 치사·반치사 유전자들의 발현인 것이다. 더 재미있는 것은 이 이론에서 도출해낸 수명 연장법이다. 어떤 연령, 예컨데 40세 이전에 생식을 금하면 40세 이전에 발현하는 치사·반치사 유전자는 유전자 풀(pool) 속에서 불리해진다. 그 결과 40세 이전의 사망률은 크게 낮아진다. 우습지만 충분히 논리적인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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